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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스나이퍼 엘리트 5] 플레이 소감 - 엔딩에서 욕 나옴

by 환타G 2022. 6. 4.

MS 게임 패스에 "스나이퍼 엘리트 5"가 입점했길래 플레이를 했습니다. 파이어 볼 브레이커, 고자 메이커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바로 그 게임이죠. 저격, 잠입(?) TPS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연합군의 스나이퍼 "칼 페어번"이 되어 일제과 손잡은 나치의 신무기 개발과 미 본토에 대한 공격을 막아야 합니다.


일단 PVP 나 협동 PVE는 제외한 스토리 모드 플레이가 기준인 소감입니다.

많은 제작비가 들어가는 AAA 타이틀과는 비교하지 않더라도 그래도 5편까지 나온 이름값이 있는데 하면서 살짝 기대 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군요.

가끔 입툭튀 느낌의 모델링이 웃음을 준다

그래픽이 좀 오래된 느낌을 줍니다. 특히 챕터 시작과 끝에 나오는 이벤트 컷 신이 보는 맛이 별로 없군요. 혹시나 싶어 유튜브에서 전편을 살짝 봤는데 큰 차이가 없었고요.

유튜브로 본 4편(2017)과 큰 차이는 못 느끼겠다
컷 신 그래픽은 어색어색 열매가 한 가득

지역 맵은 제법 넓은 편이고 보통의 평지는 왠만하면 다 갈 수 있지만 수풀이라던가 언덕, 산 같은 험지는 막혀 있는 경우가 제법 있어서 완전한 오픈 월드는 아니고 세미 오픈 월드라고 보면 됩니다. 거기에 저격 플레이 특성 상 들키지 않기 위해 느리게 이동할 수 밖에 없으니 플레이의 30% 정도를 이동 시간이 차지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법 넓은 범위의 작전 지역
이동은 느릿느릿 - 거의 웅크려서 가거나 기어서 가거나

그래서 그런지 게임 진행은 선형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작전 처음에 주어지거나 지역을 다니다가 발견하는 임무를 하나하나 클리어해 나가면서 최종 목표를 완수하고 작전 지역을 탈출하는 일련의 흐름을 가집니다. 각 챕터 당 나치 간부 암살은 하나씩 꼭 있고요.

챕터마다 존재하는 네임드 나치 간부
최종 목표 완수 후 탈출 지점까지 돌파해야 한다

조작법에 익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1 챕터의 목표 전체를 완수 했을 때의 시간이 거의 3시간이었는데 나머지 챕터도 목표를 모두 완수하려면 대충 2시간은 넘겨야 합니다(마지막 9장 제외). 뭐, 중간중간에 자동 세이브도 되고, 수동 세이브도 되니까 언제든지 끊었다가 갈 수는 있으니 피로도가 높은 편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챕터를 두 파트로 나눴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한 챕터의 길이가 조금 긴 느낌 - 두 파트로 나눠도 되었을 듯

무기 커스터마이징 요소도 있긴 했는데 하지 않아도 게임 진행에 문제는 없었습니다. 게임 시작 전 화면과 게임 진행 중에는 지역 곳곳에 숨겨져 있는 작업대에서 장비한 무기를 교체하거나 부품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으며 추가 무기나 커스텀 부품은 각 스테이지에서 여러 도전과제를 달성하면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무기 커스터마이징 - 하나를 얻으면(장점) 하나 이상을 잃는다(단점)

캐릭터 조작은 제가 워낙 디비전 시리즈에 익숙해져 있어서 조금 불편하긴 했습니다. 엄폐와 엄폐 사격이 마음 먹은대로 잘 안되었고 웅크린 상태에서 아이템 습득(작전 서류 등)이 잘 안되었던 점, 그리고 적들의 시체가 있는 근처에서 붕대나 치료 키트를 사용하려고 했는데 적의 시체에 수류탄을 설치하는 것은 조금 짜증나는 요소였네요.

엄폐 자세는 엄폐물 끝에서 취하는 경우가 많다

전체적인 난이도는 보통 기준으로 쉬운 편입니다. 적들이 일부러 애써서 플레이어를 외면하기 때문이죠. 일부러 숨어 있는 방으로 안들어오네요.

저렇게 많은 적들이 방안으로 애써서 잘 안들어 온다

어쨌든 처음 인상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제가 왠만하면 게임의 재미가 좀 떨어져도 메인 퀘스트는 미는 편이라서 계속 플레이를 했습니다. 익숙해지니까 그럭저럭 재미가 붙기는 하더군요.

본편 최종 보스(?) 묄러

나치와 일본군 머리 날리고 고자 만드는 재미도 있었고 크라켄 작전이라고 하는 나치의 신무기 개발 작전을 차례차례 방해해 나가면서 작전 책임자인 묄러를 추적하는 과정이 그냥 단순한 맛으로 생각한다면 봐줄만은 했습니다.

U보트도 부수고
V2 로켓도 부수고

그래도 깊은 스토리텔링은 아니었어도 이렇게 게임 곳곳에 일제의 욱일기와 하겐크로이츠를 동일선상에 올려 놓은 제대로 된 역사 의식을 가지고 있는 점은 정말 칭찬해주고 싶네요(그러니까 다음 편은 일본 제국군을 상대하게 해주세요).

욱일기=하겐크로이츠 임을 확실히 나타내고 있는 개념찬 게임

[엔딩 스포일러 주의]

그런데 마지막 장에서 겨울철 싸라기 눈처럼 얇게 깔렸던 호감도가 다 날아갔습니다.

마지막 장 3분 컷 실화인가요... 8챕터에 걸쳐 적의 음모를 분쇄하고 메인 빌런을 잡으러 갔더니 그냥 스나이핑 한 방으로 끝내는군요. 뭐, 게임 제목 그대로이긴 했지만...

그의 심장으로 날아가는 총알 한 방

저는 적의 호위를 뚫고 들어가 비웃어주면서 머리통에 총알을 박아 넣는 것을 기대했는데 너무 허무했습니다.

"아~E~C~바" 라는 감탄사가 나왔거든요.

뭐랄까 괜히 엿 먹은 기분? 제 돈 주고 샀으면 조금 후회했을 것 같았습니다(MS 게임 패스 -Day 1- 좋네요).

엿 먹여서 시원하다고? 풀 프라이즈 줬으면 속 터질 뻔 했다

이렇게 스나이퍼 엘리트 5의 최종 소감을 말하자면,

부족한 스토리텔링과 엔딩(본편)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2차대전 배경의 밀리터리 슈팅과 잠입 요소를 좋아하는 분들께는 추천할만한 타이틀입니다.

 

이하 플레이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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